흔히 처음 만나는 사람들끼리는 존대를 하게됩니다.
그렇게 서먹하던 자리도 몇번의 만남으로 유대감을 갖게되면 존대는 조금씩 사라지지요.
우리나라의 친해짐의 기준은 반말을 하느냐 안하느냐의 차이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 절친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꽤 오랫동안 여친이 없었던 친구라
그 친구의 설레임이 제것인것 마냥 행복하고 설레이더군요.
여친이 생겼다는 말에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은 당연히 "예쁘냐?" ㅋㅋㅋㅋ 남자들은 다 똑같겠죠?
그 친구의 여자를 보는 기준을 잘 아는 저로썬 흔히 말하는 미인의 기준을 생각하며 물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대답이 튀어나옵니다.
"응!! 마음이 이쁜친구야. 말도 참 예쁘게 한다. 나 소중한 사람이 되는 기분이야"
나이가 들면서, 그리고 여러 사람을 사귀어 보면서 취향은 바뀔 수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친구의 변화는 정말 놀랄만한 일이었습니다. 여성편력이 대단한 친구였거든요.
새로 생긴 여자친구의 얼굴이나 몸매보다 마음이 이쁘고 말을 예쁘게 한다는 친구의 말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습니다.
살다보니 말을 예쁘게 한다라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편하게 해주는지 알겠더군요.
나이가 먹어갈 수록 "말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이 얼마나 깊이있는 말인지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소위 연인이 되거나 부부가 되고나면 보통 존댓말을 쓰던 사람들도 자연스레 반말을 하게되죠?
반말을 사용하는 순간부터 좀더 거리감은 좁혀지지만 사랑싸움에 돌입하게 되면
반말이 심한말, 비꼬는말, 욕설로 바뀌는 건 순식간입니다.
격앙되었을때 심한말을 들으면 상대는 거의 대부분 심한말로 맞받아치게 되지요.
그런데, 존대를 쓰는 연인이나 부부는 싸움을 하게 되도 반말을 쓰는 커플들처럼 심하게 싸우진 않는다네요.
결혼을 해서 첫월급을 받아온 날 기분좋게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외식하자는 말에 와이프가 말합니다.
어떤 와이프를 선택하겠냐고 물으면 잇님들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A와이프 : "에게~ 쥐꼬리만한 월급 가져다 주면서 기분은 고급스럽게 내려고 하네, 집에서 치킨이나 시켜먹어"
B와이프 : "그래요. 당신 한달동안 고생하셨으니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가요~ 대신 아껴야 하니 치맥어때요?"
어떤 선택을 하셨나요?
말에 대한 얘기를 하다보니 예전에 읽었던 좋은글 중에 연탄가게 부부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서울 꽃동네 마을 입구에서 연탄장사를 하시는 부부 이야기입니다.
24시간 내내 붙어있어 기분나쁘면 사소하게 싸움거리가 많을 법도 한데 항시 서로를 바라보면 웃음이 난다고
어찌 이런 사람이 내 옆에 있나 하는 감사함때문에 결혼한지 28년이 지났음에도 처음보다 더 사랑스럽다고
힘든 연탄배달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시커먼 얼굴을 바라보며 애잔함을 느낀다고
그러면서 서로를 보듬어 안으며 하는 말은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네 당신도 수고하셨어요."
힘들고 고생스러운 순간에도 서로의 수고로움을 알아주고 서로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전해지면서 자연스레 사랑이 뭉클해지는 것 같습니다.
말 한마디로 소중한 사람이 되는 기분 느껴보신 분은 알 수 있을 거에요.
좋은 직장, 많은 월급, 좋은 차 등등 이 말을 예쁘게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 사람을 사랑하기때문에 존중해주는 마음에서
나오는 가장 아름다운 말의 표현이죠.
미사여구가 많고 적고의 문제도 아닙니다. 그 사람의 진심을 알아주는 말한마디가 마음을 녹이는 난로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와 행복하고 싶으세요?
그렇다면, 서로에게 다정한 말을 더 많이 해주도록 노력해보세요.
말이 없으시다구요? 무뚝뚝한 사람이라구요? 애정표현을 하는 게 쑥스러우시다구요?
다 핑계입니다. 한 마디씩 한 마디씩 바꿔보세요.
흔히 말하는 경상도남자의 퇴근 후 세마디 아시죠?
"밥 뭇나?"
"아는?"
"자자"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변할 수 있습니다. 마음만 있다면요.
마음이 통하는 말한마디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다면 못할게 어디있을까요?
오늘부터라도 다정한 말 한마디로 사랑을 표현해 보세요.
그리고 그 말을 받을때도 "이 사람이 뭘 잘못먹었나? 어디 아퍼?" 이렇게 받지 마시고
다정한 말로 똑같이 되돌려 주세요.
처음은 어색할 수 있지만, 그 끝은 참으로 달콤할 것을 전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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