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 사연 들어보실래요? EP.02
아이가 갖고 싶은 비만 부부의 사연
이 비만 부부는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아이를 가질 수 있을까요?
"여보, 오늘 저녁엔 뭐 먹을까?"
"삼겹살? 아니야, 오늘은 야들야들한 게 먹고 싶어. 소불고기 각이야!"
"우리 어제도 고기 먹었잖아. 오늘은 시원하게 콩국수 어때?"
"그것도 좋네. 콩국수에 불고기 반찬. 콜~?"
저희 부부의 대화는 이런 식입니다. 주로 먹는 이야기이죠;; 먹고 싶은 걸 이야기하다 보면 메뉴가 점점 늘어나요. 남들은 한 가지 메뉴로 한 끼를 해결하는 데 저희는 모두 먹습니다. 맞아요. 저희는 비만 부부입니다.
꽤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어요. 제가 34살에 처음 만나 1년 연애, 4년 결혼 생활 중이니까 마흔을 1년 앞두고 있죠. 아내는 저보다 한 살 어립니다. 연애 기간까지 합쳐서 4년 동안 이런 식습관을 함께 하다 보니 처음의 통통함은 이제 뚱뚱함이 되었어요. 결혼하고 저는 10kg, 아내는 20kg이 늘었거든요. 가끔 함께 산책을 나가면 사람들의 시선이 뒤통수에 꽂힙니다. 아내도 남들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요즘은 귀찮다며 외출도 잘 하지 않아요.
하루는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아내가 속옷만 입고 전신 거울 앞에 서 있는 거예요. 뭐 하냐고 물어도 대답이 없더라고요. 왜 그러나 싶었지만 별것 아니겠지~ 생각하고는 샤워를 하고 나왔어요. 그랬더니 아내가 거울 앞에 웅크리고 앉아서 울고 있더라고요.
할 말이 없었습니다. 나 때문에 아내까지 비만이 된 것 같아서요. 전 아내가 남들 시선 같은 건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삶을 당당하게 즐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사실 저도 좀 걱정이었어요. 아내도, 저도 살이 너무 많이 쪄서 건강도 많이 안 좋아졌고, 무엇보다 2세 계획은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그 자리에 저도 같이 앉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어요.
"그건 정말 아니야. 요즘 네가 예민한 것 같아서 걱정하고 있었지. 먼저 말해줄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어. 당신 원래 화가 나거나 예민할 땐 혼자 두는 걸 더 좋아하잖아."
“왜 그런 생각을 했어?! 내가 있잖아. 우리 좋든 나쁘든 함께 해결해 왔잖아."
“그건 그렇지. 예전엔 안 그랬는데 우리 요즘 약을 달고 살잖아. 아이보단 건강이 걱정이지. 아이는 언제든 가질 수 있잖아."
"그런데 노력해도 잘 안됐잖아, 우리. 꼭 나 때문인 것 같아서 자꾸 죄책감이 들어."
"그건 우리가 같이 노력해야 하는 거잖아. 혼자 죄책감 가지지 마."
아이가 갖고 싶다고 하는 아내의 말에 저도 눈물이 났습니다. 솔직히 아내는 당분간 아이 가질 생각이 없는 줄 알았어요. 연애할 때도 자신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었고, 전 그아내를 사랑하니까 아내의 선택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아내를 너무 몰랐나 봐요. 아내의 마음을 조금 더 미리 알아줬으면 저렇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진 않았을 텐데, 많이 속상합니다..
저희는 이번 주 금요일, 함께 병원을 가기로 했어요. 난임 검사도 받고, 비만 클리닉도 갑니다. 그리고 아내의 우울증 치료도 함께 받을 예정이에요. 올해 안에 아이를 갖는 게 저희 부부의 인생 목표가 되었습니다. 먼저 용기를 내서 말해준 아내 덕분에 저희 부부는 더 건강한 인생을 살 수 있을것 같아요. 그럴 수 있겠죠?
에디터1 “자존감을 회복하는 게 가장 시급한 것 같아요.”
비만은 자체로도 문제이지만 자존감을 낮추는 가장 큰 요인인 것 같아요. '세상에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몸 밖에 없더라'라는 어느 연예인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거든요. 꾸준한 자기 관리를 통해서 비만도 날려버리고 자존감도 회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에디터2 “서로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부부의 대화에서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충분히 느껴지네요. 이런 마음만 있으면 어떤 문제도 극복할 수 있어 보입니다.
에디터3 “즐기는 인생도 좋지만”
영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에서 잭 니콜슨(해리 샌본 역)이 60대에도 건강한 성생활을 즐기기 위해 계단을 오르는 신(Scene)이 나오잖아요. 인생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즐기는 사이에 더 중요한 것(건강)을 놓치면 안 되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함께 건강관리 꾸준히 하시고 부부관계도 회복하셔서 예쁜 2세 낳으셔서 알콩달콩 행복한 가정 이루시길 응원합니다~ 화이팅!
에디터4 “남편이 좀 더 적극적이었으면”
점점 바뀌어 가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만 봐야 했을 아내의 시간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분명 오래전부터 '이건 내 모습이 아니야.'라고 느끼고 있었을 거예요. 너무 길었던 고통의 시간이 어쩌면 아내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가져다줄 수도 있었을 것 같고요. 남편이 좀 더 적극적으로 아내의 마음을 보듬어주면 좋았겠지만... 앞으로는 좀 더 스킨쉽도 대화도 적극적으로 시도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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